언어 예절-허철구(국립국어연구원)..
언어 예절
허 철 구 (국립국어연구원)
1. 언어 예절의 중요성
예의바른 언어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바르고 공손한 말을 쓰는 사람은 품위 있게 보인다. 반면에 예의바른 언어를 쓰지 않는 사람은 다른 이로부터 호감을 얻기 어렵고 사람됨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어렵다.
언어 예절에는 명심할 내용이 많이 있다. 무엇보다도 밝고 부드럽게 말하고 발음은 똑똑하게 하여야 한다. 퉁명스럽게 말하거나 잘 알아듣지도 못하게 중얼거리듯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어머님, 애가 뗑깡부리면 좀 혼내 주세요."
상대방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살아가면서 적어도 몇 번씩은 부닥치는 문제이다. 부르는 말에는 직접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어와 그 사람을 다른 이에게 가리켜 말하는 지칭어가 있다. 누군가를 부르는 말은 그 사람에 대한 예의를 반영하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 부르는 말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거나 잘못 알려진 것도 있다. 일례로 시누이의 남편은 여러모로 어려운 사이인데 그 호칭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지칭어는, 예를 들어 자녀에게 시동생을 가리켜 말할 때 "삼촌 어디 가셨니?"처럼 자녀가 부르는 대로 말하면 되는 것처럼, 대체로 듣는 사람의 처지에서 말하거나 관계말로 가리키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호칭어보다 어려움이 덜한 듯 느껴진다. 그러나 지칭어 역시 어려운 경우가 많고 듣는 이나 당사자에 대한 예절의 중요성도 호칭어에 비해 조금도 덜하지 않다.
가. 가정에서
부모를 가리키는 말은 '어머니, 아버지'이다. 어릴 때는 '엄마, 아빠'라고 할 수 있으나 장성해서는 그와 같이 말해서는 안된다(사례1).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살아 계신 부모를 가리켜 말할 때 "저의 아버님이 ..., 저의 어머님이 ..."처럼 '님'자를 붙여 말하기도 한다(사례2). 이것은 잘못이다. 자신의 가족을 남에게 높여 말하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것이다. '아버님, 어머님'은 남의 부모를 높여 말하거나 자신의 돌아가신 부모에 대해서 쓰는 말이다.
과거에는 한자어로 된 말을 많이 사용하였다. '가친(家親)'은 살아계신 아버지, '선친(先親)'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살아계신 어머니는 '자친(慈親)', 돌아가신 어머니는 '선비(先 )'라고 한다. 이 한자어 호칭어는 현대에서 많이 사라져서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때로는 살아계신 아버지를 '선친'이라고 하기도 하고, 남의 아버지를 '선친'이라고도 하는 등 잘못 쓰기도 한다(사례3). 또 남의 어머니를 높여 부르는 말로 '자당(慈堂)'이란 말도 있는데, 이 말 역시 자기 어머니에 대해서 쓰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녀는 당연히 이름을 부른다. 결혼해서도 이름을 부를 수 있지만 'OO아비(아범), OO어미(어멈)'처럼 아이 이름을 넣어 부를 수 있다. 때로 '군수'니 '박사' 등 아들의 직함이나 학위로 부르기도 하나 남에게 말할 때 조심하여야 한다. 전통적으로 당상관(정3품 이상)의 아들은 직함을 부르기도 하였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만 그렇게 하였다고 한다. 자칫 남에게 자랑하는 느낌이 들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삼가는 게 좋다.
시부모
시아버지를 부르는 말은 '아버님'이다. 요즘 시아버지를 친밀하게 여겨 '아버지'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으나, 지금도 시아버지는 예를 갖추어 대해야 할 어려운 대상이므로 '아버님'으로 불러야 한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부엌 등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대화하는 시간도 더 많아 시아버지보다 친근한 대상이므로 '어머님'뿐만 아니라 '어머니'라고 해도 된다.
며느리
며느리를 부르는 말은 '아가, 새아가, OO어미(어멈), 얘'이다. 그런데 '얘'는 친근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자칫 불쾌감을 줄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한편 며느리를 부모와 배우자에게 가리켜 말할 때는 '며늘애, 새아가, OO어미(어멈)'라고 하거나, 아들 이름을 넣어 ' OO댁, OO처'라고 할 수 있다. '며느리'라는 말은 남의 며느리인 듯한 느낌도 있고 어른 앞에서는 낮추어야 하므로 쓰지 않는다. 그래서 다소 낮추어 부르는 말로 '며늘애'라고 하는 것이다. 사돈에게도 '며늘애, OO어미'처럼 가리킨다. 그러나 타인에게는 그렇게까지 낮출 필요가 없고, 또 '며느리'가 높이는 말도 아니므로 '우리 며느리가 ...'처럼 말한다.
처부모
장인은 '장인 어른, 아버님'이라고 부른다. 장모는 '장모님, 어머님'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처부모를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처부모도 자신의 부모처럼 친근하게 느끼고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풍조가 널리 퍼져 이를 인정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라고까지 부르는 것은 옳지 못하다(사례1).
사위
사위는 ' O 서방, 여보게'라고 부른다. 때로 사위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옳지 못하다.
남편
남편은 '여보'라고 부른다. '여보'는 20세기 초.중반에도 그리 보편적이지 않았을 만큼 부부간의 호칭어로 정착된 것은 의외로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가장 보편적인 호칭어가 되었다. 신혼 초에는 '여보'라고 부르기 어색할 수 있으므로 'OO 씨, 여봐요'라고 쓸 수 있다. '여봐요'는 '여보'로 넘어가기 전단계의 호칭이라 할 수 있다. 남편에 대한 호칭어는 참 다양한데 대부분 바람직하지 않다. 흔히 쓰는 말로 '자기, 오빠, 아저씨' 등은 호칭어로든 지칭어로든 안 쓰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아빠'는 자신의 친정 아버지를 부르는 것인지 남편을 부르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뿐만 아니라 일본식 어법으로 알려진 말이다. 이 말은 절대로 써서는 안된다(사례1).
아내
아내를 부르는 말은 '여보, OO씨, 여봐요'이다. 적지 않은 경우 ' OO야, 야, 이봐' 등 아내를 낮추어 부르는데 이는 좋지 않다. 또 '자기'로 부르거나 '와이프'로 가리키기도 하는데, 역시 써서는 안될 말이다(사례1, 2).
그러나 처부모에게는 아내를 낮출 필요가 없어 ' OO어미(어멈), 그 사람'뿐만 아니라 'OO 엄마, 집사람, 안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동기 항렬들에게는 ' OO엄마, 집사람, 안사람'으로 가리키고, 특히 손위인 경우 '처'라는 말도 쓸 수 있다. 잘 모르는 타인에게는 '집사람, 안사람, 아내, 처'라고 한다.
형과 그 아내
형은 '형(님)'으로 부른다. 형의 아내는 '아주머님, 형수님'이라고 부른다.
남동생과 그 아내(남자의 경우)
남동생은 ' OO[이름], 아우, 동생'으로 부른다. 성년이 되어 혼인을 하면 이름 부르는 것은 삼가고 대우를 해 주는 것이 전통적인 예의였다. 그 아내는 '제수씨(弟嫂氏), 계수씨(季嫂氏)'라고 부른다.
누나와 그 남편
누나를 부르는 말은 '누나, 누님'이다. 그 남편은 '매부, 매형, 자형'이라 부른다. '매부'는 여동생의 남편도 가리키는 말이다.
여동생과 그 남편(남자의 경우)
여동생은 ' OO[이름], 동생'으로 부른다. 그 남편은 '매부, O 서방'으로 부른다.
오빠와 그 아내
오빠를 부르는 말은 '오빠, 오라버니(님)'이다. 그 아내를 부르는 말은 '(새)언니'이다. 자기보다 나이가 적어도 그렇게 부른다.
남동생과 그 아내(여자의 경우)
남동생을 부르는 말은 ' OO[이름], 동생'이다. 그 아내는 '올케'라고 부른다.
언니와 그 남편
언니를 부르는 말은 '언니'이다. 그 남편은 '형부'라고 부른다.
여동생과 그 남편(여자의 경우)
여동생은 ' OO[이름], 동생'으로 부른다. 그 남편은 'O 서방(님)'으로 부른다. 나이가 더 많을 경우 '서방'이라 할 수 없으므로 '서방님'이라고 높여 부르는 것이다. 한편 일부 지방에서 '제부(弟夫)'라는 말을 호칭어 및 지칭어로 쓰나 이는 바른 말이 아니다. 'O 서방'이라고 지칭해서 상대방이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동생의 남편'으로 가리키면 된다.
남편의 형과 그 배우자
남편의 형은 '아주버님'으로 부른다. 그 아내는 '형님'으로 부른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려도 그렇게 불러야 하며 존대말을 써야 한다. 여자의 서열은 시댁의 남편들의 서열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남편의 아우와 그 배우자
남편의 아우는 미혼인 경우 '도련님'으로 부르고, 기혼인 경우 '서방님'으로 부른다. 아우가 여럿일 때는 ' O째 도련님, O째 서방님'처럼 부를 수 있다. 그 아내는 '동서'라고 부른다.
남편의 누나와 그 배우자
남편의 누나는 '형님'으로 부른다. 그 남편, 곧 시누이의 남편은 '아주버님, 서방님'으로 부른다. 원래 시누이의 남편은 내외하는 관계여서 그 부르는 말도 없었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서로 만날 일도 많아 호칭이 필요하게 되었다. '아주버님'은 여러 지방에서 시누이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쓰일 뿐만 아니라, 남편의 형을 가리키는 말과 같으므로 손위 시누이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적당하여 표준으로 삼은 것이다. '서방님' 역시 일부 사대부집에서 '운니동 서방님, 김 서방님'처럼 시누이의 남편을 가리켜 쓰던 말로서 표준으로 인정된 것이다.
남편의 누이동생과 그 배우자
남편의 누이동생은 '아가씨, 아기씨'라고 부른다. 당사자가 어리거나 결혼을 해도 마찬가지이다. 그 배우자(손아래 시누이의 남편)는 '서방님'으로 부른다. '서방님'은 손위 시누이와 손아래 시누이의 남편을 두루 가리키는 말인 것이다.
아내의 남자 동기와 그 배우자
아내의 오빠를 부르는 말은 '형님, 처남'이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님'이라 부르고, 나이가 적으면 '처남'이라 부른다. 아내의 남동생을 가리키는 말은 '처남'이다. 나이가 아주 어리면 이름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손아래 처남의 나이가 자기보다 많다고 해서 '형님'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처남의 댁은 시누이의 남편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호칭어가 없었다. 그러나 역시 시속이 변하면서 호칭어가 필요하게 되었다. '∼댁' 하는 것은 '충주댁, 안성댁' 하듯이 다소 낮추는 느낌이 있어 '처남의 댁'이라는 호칭어가 손위 처남의 부인에게는 적당치 않다. 그래서 일부 지방에서 쓰는 '아주머니'를 표준으로 정한 것이다. 다만 '아주머니'는 숙모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므로 당사자 외 남에게 가리킬 때는 적당치 않다. 따라서 지칭할 때는 '처남의 댁'으로 한다.
아내의 여자 동기와 그 배우자
아내의 언니는 '처형'이라 부른다. 아내의 여동생은 '처제'라 부른다.
숙질 사이
아버지의 형은 '큰아버지'라고 부른다. 지방에 따라서 맏형만 '큰아버지'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아버지의 형은 모두 '큰아버지'라고 한다. 한자어로 '백부(伯父)'[아버지의 맏형만]라고도 하나 지칭어로는 가능하나 호칭어로는 적당치 않다. 아버지 형의 아내는 '큰어머니'라고 한다.
나이가 뒤바뀐 숙질간에도 호칭어와 지칭어는 마찬가지이다. 경어법상으로는 어렸을 때에는 서로 말을 놓고 지내지만, 성년이 되어서는 조카가 아저씨보다 다섯 살 이상이면 서로 존대하고, 다섯 살 미만이면 항렬을 따라서 조카가 아저씨에게 존대를 해야 한다. 장조카인 경우에는 예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버지의 누이는 '고모, 아주머니'라고 부르고 그 배우자는 '고모부, 아저씨'라고 부른다. 어머니의 자매는 '이모, 아주머니'라고 하고 그 배우자는 '이모부, 아저씨'라고 한다.
조카나 조카딸은 어릴 때는 이름을 부르고 장성하면 '조카' 또는 'OO 아비(아범),OO 어미(어멈)'로 쓴다. 다만 시댁의 조카는 나이가 더 많을 경우 '조카님'이라고 해야 한다.
사돈 사이
【같은 항렬】밭사돈이 밭사돈을 부르는 경우 '사돈 어른' 또는 '사돈'이라고 하고, 안사돈을 부르는 경우 '사부인'이라고 한다. 안사돈이 안사돈을 부르는 경우 '안사돈'이라고 하고, 밭사돈을 부르는 경우는 '사돈 어른'이라고 한다. 형수나 올케 등의 동기 및 그 배우자를 부를 경우, 남자는 '사돈, 사돈 도령, 사돈 총각'으로, 여자는 '사돈, 사돈 처녀, 사돈 아가씨' 등으로 부른다.
나. 직장과 사회에서
직장 사람들
직함이 없는 동료끼리는 남녀 불문하고 'OOO 씨' 하고 부르면 좋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이름만으로 ' OO씨'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아무리 친해도 직장 내에서 'OO 야'처럼 이름을 부르는 것은 좋지 않다. 상대방이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이름을 부르기 미안하므로 'O 선배(님)'와 같이 말할 수 있다. 직장이 만일 학교나 연구원 등이라면 '선생님' 또는 'O 선생(님)'이라는 호칭어가 직장의 분위기에 어울려 무난하다.
이밖에 남자 직원이 남자 직원을 부를 경우 'O 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냥 '형' 하거나 '(O) OO 형' 하는 것은 앞서 'OO 야'처럼 지나치게 사적인 느낌을 주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때로 여직원이 남자 직원을 'O 형'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역시 정형화된 호칭어는 아니다. 여직원이 여직원을 부를 경우는 '언니' 나 ' OO언니'라고 할 수 있다. 남자들의 경우는 '형' 또는 'OO 형' 하는 것이 사적인 느낌을 주지만 여자들의 경우는 자연스럽게 이러한 호칭어가 굳어졌고 따라서 직장이라할지라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오히려 'O 언니' 하는 것은 잘못된 호칭어이며 '미스 O언니'처럼 부르는 것도 좋지 않다. 한편 '미스터 O'이나 '미스 O'은 어느 경우에나 쓰지 말아야 할 말이다. 호칭어에서 이러한 외래어 표현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 불쾌하게 여길 수 있다.
직함이 없는 선배나 나이 많은 동료를 부를 경우 'OOO 씨'라고 하기 어려우므로 꼭 '님'자를 붙여 '선배님, 선생님, O선생님, OOO선배님'처럼 부른다. 나이 지긋한 여사원은 ' O여사, OOO여사'로 부를 수 있다.
타인
친구의 아내는 '아주머니, (O) OO 씨, OO 어머니, 부인, O 여사, O 과장(님)[직함이 있는 경우]' 등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쓸 수 있다. 흔히 '제수씨, 계수씨' 등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옳지 못하다. 해당 친구에게 지칭할 때에는 '(자네) (합)부인', 'OO 어머니'로 한다. 사람에 따라서 '자네 와이프는 ...'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절대로 삼갈 일이다.
친구의 남편은 친밀도에 따라 '(O)OO 씨'처럼 이름을 부르거나 아이 이름을 넣어 'OO 아버지'라고 하면 된다. 또 직장의 직함에 따라 '(O) 과장님'이라고 하거나 '(O) 선생님' 등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골라 쓸 수 있다.
남편의 친구도 친구의 남편에 준하여 부르면 된다. 아내의 친구 역시 친밀도에 따라 '(O)OO 씨'라고 하거나 아이의 이름을 넣어 'OO 어머니'라고 하면 된다. '아주머니'도 좋은 호칭어이며 상황에 따라 'O 선생(님)'이나 'O 여사'라고 할 수도 있다. 또 직함이 있다면 'O 과장(님)' 등으로 불러 무난하다.
직장 상사의 아내는 '사모님'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원래 스승의 부인을 부르는 말이었으나 오늘날 윗사람의 부인을 부르는 말로 널리 쓰여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또 '아주머니(님)'도 직장 상사의 아내를 부르는 말로 적절한 말이다.
직장 동료 및 아랫사람의 아내는 '아주머니(님)'이나 '부인'으로 부르고 지칭한다. 해당 동료나 아랫사람에게는 '아주머니(님)'이나 (자네) (합)부인'이라고 지칭한다.
식당 등 영업소의 종업원을 부를 경우 남자 종업원은 '아저씨, 젊은이, 총각'이라고 하고, 여자 종업원은 '아주머니, 아가씨'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경우나 일반적으로 '여보세요'라고 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아줌마'는 높이는 느낌이 들지 않으므로 아주 친근한 사이가 아니면 쓰지 말아야 한다. 또 연세가 드신 분들이 나이 어린 여종업원을 '언니'라고 하거나, '어이, 이봐' 등 함부로 부르는 것도 매우 좋지 않은 행동이다.
식당, 은행, 관공서 등에서 손님을 부르는 말은 '손님'이다. 반대로 은행 창구, 관공서 민원실 등의 직원을 부르는 말은 'OOO 씨, (김) 과장(님), 선생(님)' 등으로 부른다. 이름이나 직함을 모를 경우 '여보세요'라고 할 수 있다.
자기를 가리킬 때 대표적인 예로 부모님의 친구에게 자신을 밝히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저희 아버지가 O[姓] O자 O자 쓰십니다', '저희 아버지 함자가 O[姓] O자 O자입니다', ' OOO씨(부장(님))의 아들입니다'와 같이 말한다. 이 경우 흔히 성(姓)에도 '자'자를 붙여 ' O자 O자 O자'와 같이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3. 경어법
우리말은 다른 어떤 말보다도 경어법이 잘 발달된 언어이다. 우리말의 경어법에는 "아버지가 저기 나오시는구나"처럼 말하는 내용의 주체를 높이는 존경법과 "선생님, 제가 다녀오겠습니다"처럼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공손법이 있다.
가. 가정에서
올바른 경어법을 위해서 어휘를 잘 선택해서 쓸 줄 알아야 한다. 용언(동사 형용사)이 여러 개 함께 나타날 경우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용언에 '-시-'를 쓴다. 용언마다 '-시-'를 넣는 것이 더 높이는 말이라고 생각하여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것은 옳지 않다. 지나친 존대는 도리어 예의가 아니고 모든 용언에 '-시-'를 넣는 것이 항상 자연스럽지도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오셨다가 가셨다"는 자연스러운 반면 "할머니가 책을 읽으시고 계시다"는 어색하며 '읽고 계시다'라고 해야 한다.
존대말을 잘 가려 쓰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흔히 "아버지한테 야단을 맞았다"와 같이 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야단'은 어른에 대해서는 쓸 수 없는 말이다. "아버지한테 걱정(꾸중, 꾸지람)을 들었다"처럼 말해야 한다. '생일/생신, 밥/진지, 나이/연세, 이빨/이/치아, 술/약주, 집/댁, 병/병환, 나/저, 아프다/편찮다, 먹다/잡숫다, 있다/계시다, 자다/주무시다, 묻다/여쭙다, 말하다/아뢰다(말씀드리다), 주다/드리다, 만나다/뵙다' 등은 특히 아이들이 잘 익혀 쓰도록 어릴 적부터 가르쳐야 할 말들이다.
존칭의 조사 '께서', '께'는 대화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용언의 '-시-'로도 충분히 높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어에서는 '께서', '께' 등과 같은 조사보다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처럼 '이/가', '한테' 등을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러나 깍듯이 존대해야 할 사람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께서'나 '께' 등으로 높여야 한다.
존경의 어휘를 쓰지 않아야 할 자리에 존경의 어휘를 쓰는 것 또한 잘못이다. "아버님은 9층에 볼일이 계시다"는 옳지 않고 "볼일이 있으시다"가 옳다. '말씀'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를 할아버지께 말할 때에는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였습니다"처럼 아버지에 대해서는 높이지 않는 것이 전통이고 표준 화법이다. 이것은 압존법(壓尊法)이라고 하여 직장에서의 언어 예절(후술 참조)과 다른 점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전통도 변하여 조부모에게도 아버지를 높이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그리하여 현실을 인정하여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셨습니다"와 같이 '-시-'를 넣어 아버지보다 윗사람에게 아버지를 높여 말하는 것도 표준으로 허용하였다.
부모를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낮추어 말하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전통적인 어법에 어긋난다.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부모를 말할 때는 언제나 높여, 학교 선생님에게 아버지를 말할 때에도 "저희(우리)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와 같이 하는 것이 바른 말이다.
남편을 시부모에게 말할 때는 "아범(아비)이 아직 안 들어왔습니다" 또는 "그이가 아버님께 말씀드린다고 했습니다"와 같이 낮추어 말한다. 남편의 형이나 손위 사람에게 말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시동생이나 손아래 친척에게는 "형님은 아직 안 들어오셨어요"처럼 높이는 것이 원칙이고, "형님은 아직 안 들어왔어요"처럼 낮추어 말할 수도 있다.
남편을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상대방의 신분이 확인되기 전에는 서술어에 '-시-'를 넣어 표현하고, 남편의 친구나 상사라는 것이 확인되면 '-시-'를 넣지 않는 것이 무난하다. 또한 방송에 출연했을 때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자기의 남편을 말할 때, 나이 든 사람은 '-시-'를 넣어 말해도 되지만 젊은 사람이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나. 직장에서
존경법
직장에서 동료, 아랫사람, 윗사람에 관하여 말할 때 서술어에 '-시-'를 넣을 것인지 넣지 않을 것인지는 듣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결정된다.
윗사람에 관해서 말할 때는 듣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평사원이) 사장님, 이 과장님은 은행에 가셨습니다" 하고 말한다. 가정에서 아버지를 할아버지께 말할 때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였습니다"와 같이 아버지를 높이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곧 가정과 직장의 언어 예절에 차이가 있다. 종종 "(평사원이) 사장님, 이 과장은 은행에 갔습니다"처럼 낮추어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일본식 어법일 뿐이다.
아랫사람에 관해 말할 때는 누구에게 말하는가에 관계없이 '-시-'를 넣지 않고 "(과장이) 김영희 씨, 김철수 씨 어디 갔어요?" 하고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아랫사람을 그보다 더욱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부장이) 박영희 씨, 김 과장 어디 가셨어요?"처럼 '-시-'를 넣어 말할 수 있다.
거래처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그 말하는 대상이 우리 직장의 평사원이라면 듣고 있는 다른 회사 사람의 직급에 관계없이 '은행에 갔습니다'처럼 '-시-'를 넣지 않는다. 그러나 직급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과 같은 직급의 사람이나 그 아래의 사람에게 말할 때 자기보다 직급이 낮더라도 "(부장이 과장을 다른 회사의 과장이나 평사원에게) 김 과장 은행에 가셨습니다"처럼 '-시-'를 넣는다. 하지만 또 그 사람 직급 이상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부장이 과장을 다른 회사 부장에게) 김 과장 은행에 갔습니다"처럼 '-시-'를 넣지 않고 말한다. 자기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을 다른 회사 사람에게 말할 때는 상대방의 직급에 관계없이 "(평사원이 과장을 다른 회사 부장에게) 김 과장님 은행에 가셨습니다"처럼 '-시-'를 넣어 말한다. 그러나 전화로 대화를 할 때는 누가 누구를 누구에게 말하든지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처의 사람을 거래처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대상에 관계없이 존경법의 '-시-'를 넣어 말한다.
공손법
비슷한 나이의 동료끼리 말할 때는 "(평사원이) 김철수 씨, 거래처에 전화했어요?", "(과장이) 김 과장, 거래처에 전화했어요?"처럼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동료간이라도 상대방의 나이가 위이거나 또는 분위기의 공식성 정도에 따라서 "전화했습니까?"처럼 말할 수도 있다. 윗사람에게 말할 때에도 어느 경우에나 "전화하셨습니까?"처럼 하고,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사장이) 박영희 씨, 거래처에 전화했어요?"처럼 높여 말하는 것이 바람직한 표현이다. 그리고 아랫사람이 어리고 친밀한 사이일 경우에는 "전화했니?"처럼 낮춤말을 할 수 있고, "전화했소?", "전화했나?"도 쓸 수 있다.
집에서 어른에 관하여 말할 때처럼 직장에서도 '잡수시다'와 같은 높임말이나 '뵙다'와 같은 겸양의 말을 적절히 골라 써야 한다. 다만 집에서는 "할아버지 진지 잡수셨습니까?"처럼 '밥'에 대하여 '진지'를 쓰지만 직장이나 일반 사회에서는 "과장님, 점심 잡수셨습니까?"처럼 '점심'이나 '저녁'으로 쓰는 것이 좋다. 이 때 흔히 "식사하셨어요?"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과장님이 편찮으셔서 식사도 못 하신대"와 같은 경우가 아니고 직접 맞대어 말할 때는 쓰지 말아야 한다.
4. 인사말
가. 아침, 저녁
아침에 집에서 윗사람에게 하는 인사로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가 가장 알맞은 말이다. '안녕히' 대신 '잘, 편히, 평안히'를 쓰기도 하는데 '안녕히'보다 높이는 말이 아니므로 웃어른에게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아랫사람에게는 "잘 잤니?", "잘 잤어요?"라고 인사한다.
나. 만나고 헤어질 때
집안에서 출입할 때는 어른들께 꼭 인사를 여쭙는 것이 좋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리다", "다녀오마" 따위로 인사하는 것이 좋다. 나갔다가 들어올 때도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왔소" 따위로 인사한다. 인사를 받는 사람도 적절히 인사하도록 한다.
직장에서 먼저 퇴근할 경우 윗사람에게는 "먼저 (나)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로 한다. "먼저 실례합니다"나 "수고하십시오"는 윗사람에게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다. 전화 예절
전화를 받을 때의 말
전화기의 벨이 울리면 전화를 받는 쪽이 먼저 말을 해야 하는지 거는 쪽이 먼저 말을 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는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전화를 받는 사람이 먼저 말을 시작한다.
전화를 바꾸어 줄 때에는 집에서나 직장에서 모두 "(네,) 잠시(잠깐, 조금) 기다려 주십시오. 바꾸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을 경우에는 "누구(시)라고 전해드릴까요(여쭐까요)?"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이 아는 사람이면 인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전화가 잘못 걸려 오면 무의식적으로 불친절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집에서나 직장에서 모두 "아닌데요(아닙니다), 전화 잘못 걸렸습니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
전화를 걸 때의 말
집에 전화를 걸 때 상대방이 응답을 하면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기는)OOO 입니다. OOO 씨 계십니까?"와 같이 인사를 하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것이 기본 예절이다. 나이 어린 사람의 경우 어른이 전화를 받았을 때는 "안녕하십니까? 저는 OO의 친구 OO입니다. OOO 있습니까?"처럼 통화하고 싶은 사람과 어떠한 관계인가를 밝히는 것이 올바른 예의이다. 만약 상대방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는 "안녕하십니까? OOO 댁입니까?"라고 할 수 있다.
통화하고 싶은 사람이 없을 때는 "말씀 좀 전해주시겠습니까?", "죄송합니다만(미안합니다만) OOO한테서 전화 왔었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와 같이 말하면 된다.
대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을 때는 "안녕히 계십시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만(그만) 끊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인사를 하고 끊는 것을 생활화하도록 한다. "들어가세요"라는 인사도 많이 하지만, 이 말은 명령형이고, 일부 지방 사람들만 주로 쓰며, 상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라. 소개할 때
중간에서 다른 사람을 소개할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섞여 있을 때는 (1), (2), (3)의 순서로 적용한다. 예를 들어 어머니와 가다가 젊은 남자 선생님을 만났다. 이 경우 '저의 어머니십니다'처럼 어머니를 선생님에게 먼저 소개하고 '어머니, 우리 선생님이십니다' 하고 소개하여야 한다.
마. 편지 쓰는 법
편지 쓸 때 주의해야 할 형식적 요건으로 서두, 서명란, 봉투쓰기가 있다. 서두는 '아버님 보(시)옵소서, (OOO) 선생님께 올립니다, OOO 님께[공적인 편지], OOO 선생께, OO에게, OO보아라, OO주식회사 귀중' 등처럼 쓴다. ' OOO 님'의 '님'은 원래 고유명사 뒤에 붙는 말이 아니지만 널리 쓰이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서명란은 'OOO 올림, OOO 드림'이 표준이다. 아랫사람에게는 'OOO 씀'이라고 할 수 있다. 집안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성(姓)을 쓰지 않고 'OO 올립니다, OO드림'처럼 쓴다. 참고로 'OO 로부터'라는 것은 외국어의 직역이므로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의할 것은 직함을 넣을 때이다. 예를 들어 'OO 주식회사 사장 OOO올림'이라고 해야지, 'OOO 주식회사 OOO사장 올림'처럼 이름 뒤에 직함을 써서는 안된다. 이것은 남에게 자신을 높이는 것이 된다.
봉투를 쓸 때는 'OOO +직함+님(께),OOO 좌하,OOO 귀하,OOO 님(에게),OOO 앞, OO주식회사 귀중, OO주식회사 OOO사장님, OO주식회사 OOO귀하' 등처럼 쓴다. 주의할 것은 직함 뒤에 다시 '귀하'나 '좌하' 등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OOO 사장님 귀하'는 바르지 못한 보기이다. 예의가 지나쳐 오히려 비례(非禮)가 된 것이다. 과거에 고향의 부모님께 편지를 보낼 때 부모님의 함자를 쓰기 어려워 자신의 이름 뒤에 '본제입납(本第入納), 본가입납(本家入納)'이라고 쓰기도 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집을 제대로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적당치 못하다. 부모님 성함을 쓰고 'OOO 귀하,OOO 좌하'라고 하거나, 집을 찾기 쉬울 때는 자신의 이름을 쓰고 'OOO 의 집'과 같이 쓸 수 있다.
바. 특정한 때 인사말
새해 인사
새해 인사로 가장 알맞은 것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이다. 상대에 따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게",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등으로 쓸 수 있다. 이 말은 집안, 이웃, 학교 등 어디에서나 쓸 수 있는 인사말이다.
한편 절하겠다는 뜻으로 어른에게 "절 받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예의가 아니다. 가만히 서 있다가 어른이 자리에 앉으시면 말없이 그냥 공손히 절을 하는 것이 옳다. 다만 나이 차가 많지 않아 상대방이 절 받기를 사양하면 "절 받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덕담은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게", "소원 성취하게"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렇게 어른의 덕담이 있은 뒤에 "과세 안녕하십니까?"와 같이 말로 인사를 한다. 이 때 특별히 "만수무강하십시오", "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와 같이 건강과 관련된 말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의도와 달리 상대방에게 '내가 그렇게 늙었나?' 하는 서글픔을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등산 많이 하세요"와 같이 기원을 담은 인사말이 좋다.
축하와 위로의 인사말
어른의 생일일 경우 "생신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하고, 상대에 따라 "생일 축하하네", "생일 축하해"와 같이 쓰면 된다. 환갑이나 고희 등의 잔치에서는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등과 같이 말하면 된다. "오래 사십시오"나 "만수무강하십시오" 등과 같은 인사말은 내가 벌써 그렇게 늙었나 하는 서글픔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또 "건강하십시오"는 형용사를 명령형으로 만든 것이어서 문법적으로도 맞지 않을 뿐더러 명령형이어서 옳은 말이 아니다.
집안 결혼식에 가서 결혼하는 사람에게도 "축하합니다" 등으로 말하면 된다. 입학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라면 "합격을 축하합니다" 등과 같이 말하면 무난하다.
문상
문상 가서 가장 예의에 맞는 인사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 어떤 말도 상을 당한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조의를 표하는 것이 된다.
전통적으로 아버지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대고(大故) 말씀 무어라 여쭈오리까?", 어머니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상사 말씀 무어라 여쭈오리까?", 남편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천붕지통(天崩之痛)이 오죽하시겠습니까?", 아내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고분지통(叩盆之痛)이 ", 형제 상을 당한 사람에게 "할반지통(割半之痛) " 하기도 하였고, 또 자녀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참척(慘慽)을 당하시어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 하기도 했으나 오늘날 굳이 복잡하게 이런 어려운 말로 따로따로 인사말을 할 필요는 없다.
봉투 및 단자의 인사말
회갑 잔치 등에서 축의금을 낼 경우 봉투의 앞면에 '祝 壽宴(축 수연)', '祝 華婚(축 화혼)'과 같이 쓰고 뒷면에 이름을 쓴다. 한글로 써도 무방하며 가로쓰기를 할 수도 있다. 종종 환갑 이상의 생일 잔치에는 봉투 인사말을 어떻게 쓰는지 몰라 고민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도 '수연'이라고 하면 된다. '壽宴(또는 壽筵)'은 회갑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생일 잔치에 두루 쓸 수 있는 말이다. 물론 생일에 따라 '祝 還甲(축 환갑), 祝 回甲(축 회갑), 祝 華甲(축 화갑, 이상 61세), 祝 古稀宴(축 고희연), 祝 稀宴(축 희연, 이상 70세), 祝 喜壽宴(축 희수연, 77세), 祝 米壽宴(축 미수연, 88세), 祝 白壽宴(축 백수연, 99세)' 등을 쓸 수도 있다. 한편 단자는 반드시 넣는 것이 예의이다. 단자에는 봉투의 인사말을 써도 되고 '수연을(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와 같이 문장으로 인사말을 써도 된다. 그리고 '금 OOOOO 원'처럼 물목을 적은 다음 날짜와 이름을 쓴다.
결혼식에는 '祝 婚姻(축 혼인), 祝 結婚(축 결혼), 祝 華婚(축 화혼), 祝儀(축의), 賀儀(하의)' 등을 인사말로 쓸 수 있다.
한편 정년 퇴임의 경우 봉투나 단자의 인사말로 '謹祝(근축), 頌功(송공), (그동안의) 공적을 기립니다'처럼 쓸 수 있다. 병문안의 위로금을 건넬 경우에는 '祈 快癒(기 쾌유), (조속한) 쾌유를 바랍니다'로 쓴다. 정년 퇴임이나 병문안의 경우처럼 단어의 인사말이 그리 보편화되지 못한 경우 봉투에도 문장의 인사말을 쓸 수 있다. 출판 기념회 등 마땅한 인사말이 없을 경우 이와 같이 상황에 맞게 적절한 인사말을 쓰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