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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원한 화니맨들이죠~ |
화니백화점에서 만난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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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을 먹는다'는 말처럼 인간관계를 끈끈하게 규정짓는 말은 없다. 가족을 말할때도 그렇거니와 한 직장에 다닐때도 그렇게 말하곤 한다.
한때 광주의 중심가에서 주름 잡았던 '화니백화점'. 그곳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 있다. IMF 바로 직전 부도로 개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직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 부도라는 상황 때문에 갑작스레 사라져 버린 직장과 동료들.
지금은 광주가 아닌 곳에서 백화점과는 다른 일을 하며 살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그 시절이 잊혀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그냥 가슴에 뭍어둔 추억을 한번 꺼내보듯 가볍게 만든 '화니백화점에서 만난 사람들(이하 화만사)'. 이 까페를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이병모씨(39)는 2년전 까페문을 열어놓았다. 지금은 얼추 1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모였다.
"어찌보면 100명이 적은 수 이겠지만 한 직장에서 일했던 동료들이기에 우리에겐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며 과거의 한조각을 조용히 꺼내놓는다.
화만사는 주로 온라인으로 이뤄진 모임이다. 화니백화점의 직원이었던 사람들이 많고 삶의 터전이 전국으로 흩어져 있어 어쩔 수 없지만 동료들의 소식을 온라인에서나마 듣는 것도 행복하단다. 어느 코너의 막둥이 사원으로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여직원이 이제는 애 엄마가 되어 나타나고, 사내의 얼짱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총각사원은 어느새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허나 화만사에서만큼은 영원한 귀염둥이가 된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밤 10시 정팅을 한다. 공간적·시간적 거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 현재를 살아가는 이야기, 과거 기억의 한자락 끈 등 이야기의 꺼리는 다양하다. 멀리 흩어져 있는 사람들은 화만사 까페에서, 또 광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오프 모임도 갖는다. '화니 안내 언니들의 모임''동기모임'등 따로 부서별 모임이 있다.
화만사 회원들은 큰 욕심은 없다. 그저 살아가면서 힘이 들 때, 위안이 되어 서로의 삶에 작은 활력소가 되는 것. 회원들 애경사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는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 그런데 작년 봄, 친구를 가슴에 묻어야했다. 까페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을 당시여서 많은 이들이 함께 하지 못해 더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그들은 더욱더 질긴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살아가면서 몇 번은 거칠 수 있는 직장이다. 이들은 스쳐지날 수도 있는 직장이라는 인연의 끈을 부여잡았다. 눈 감으면 잡힐 듯 모든 것이 선명해지는 기억 속에서 화만사 회원들의 정은 깊어만 간다. 평생 직장이 없다는 요즘 화만사 회원들은 다르다. 그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직장이 있다.
cafe. daum.net/ourfunny | | |
편세라기자 nasena@kjdaily.com |
2004년 12월 01일 |
출처 : [해피데이기사]우리는 영원한 화니맨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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