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듬기-글,노래

내가 사랑하는 사람

비탈- 2004. 12. 30. 21:33

내가 사랑하는 사람

 

詩: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