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전에 제 소개부터 하고 들어갑니다. 보성차밭(보성 녹차밭이란 명칭은 잘못된 표현)은 제 고향입니다. 거기서 나서 자라고 앞으로 돌아가야할 곳이기도 합니다.
생명의 땅 보성에 농약과 화학비료가 없는 차밭을 권장하며 맑은 차 문화운동을 시작한 지가 벌써 이십 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여태 차밭을 소유해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은 광주 한살림에서 생명운동한답시고 깝쭉대고 있습니다. 광주 한살림 창립을 주도했으며 한살림 정신과 이념을 구현해보고자 교육,문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 어설픕니다. 배울 게 더 많다는 이야기지요. 보성 차 동호회(맑은 차 문화/회원 4000여명)를 만들어 8년 정도를 이끌다가 최근에 한살림 일로 좀 소홀했습니다.
태어나자 마자 맺어진 필연으로 47년을 모질게 차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르겠으나 보람있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차를 공부하고,연구하고,체험하고 토론하고..이 짓을 한 지가 이십 년도 넘었지만 차란 무엇인지, 어떤 차가 좋은 차인지,어떻게 재배하고 생산하여 어떻게 만들면 좋은 차가 되는지... 딱부러지게 이렇다 라고 말할 내공을 아직 쌓질 못했습니다. 그 정도 능력이 있었으면 좋을 텐데 아직은 잘 모릅니다. 자신이 없습니다. 영원한 수험생이지요. 알면 알 수록 더 어려워진 게 이놈에 차가 아닌가 싶네요.
보성에서 차밭이 일궈진 과정이나 차가 산업으로 각광받으며 너나 나나 할 것없이 차 농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과정들, 그로 인해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과정들을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20여년 전에는 전남대 차 동아리와 조선대 차 동아리와 함께 보성 농민차 조합을 만들어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자고 겁대가리 없이 설치고 다녔던 기억도 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기농 녹차의 가능성은 저에게 가장 큰 관심이었으며 하나의 목표였지요.
그러고 보니 한 때는 지금 여러분들 처럼 비슷한 싸움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보성지역 난개발로 인한 환경훼손과, 차밭의 오염과 훼손, 골프장 건설,동네 꼭지에 설치하려던 정수장을 취소하라고 날이면 날마다 보성군청 홈페이지에서 통파고 살았습니다. 격렬한 논쟁도 하고 심한 욕설도 오갔으며 주민들과 관계자(따지고 보면 죄다 고향 선후배들)에게는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역적이었고 한마디로 죽일넘이 되었지요.
몽중산 다원도 알만큼 압니다. 동양제다 유비차를 생산할 때 부터 최근까지 가끔 들러 차 한잔 하고 옵니다. 예전에 여려 번 몽중산 다원에서 차를 만드는 일을 거들기도 했지요.(털보아저찌 있을 때) 몽중산 다원 주인인 김영숙씨도 저희 단체가 열었던 음악회 때 후원을 한 적도 있으니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구요.
서설이 길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이유야 어떻든 이번 몽중산 건으로 인해 보성지역에서 생명농업과 환경문제에 관심이 쏠렸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이곳과 보성군청 홈피에서 대강 얻은 정보를 가지고 나름대로 논점을 추려보겠습니다. *몽중산 다원 위에 팬션 건립을 허가한 행정은 친환경을 미래동력이라 떠드는 군의 방침과 역행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보성군의 친환경 마인드의 상실) *팬션 사업자와 군청 관계자의 검은 커넥션 의혹, 몽중산 다원측의 요구 묵살, 사업 강행. *몽중산 다원에서 생산하는 녹차는 세계 최고이고 따라서 이곳은 반드시 지켜져야한다.
맞습니다. 일면 옳은 이야기입니다. 고집스럽게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있는 남의 차밭 위에 오염이 불보듯 뻔한 팬션을 허가해준 보성군의 무지함은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몽중산 차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애호하는 분들에게는 분노가 치밀 일임에 분명합니다. 여러분들이 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주장하는 것들 대부분도 이해가 갑니다. 이 문제를 사적 재산권 차원을 넘어서 상징적 사건으로 보고 공공선의 논리로 전투(?)까지 치르고 있는 상황은 선뜻 납득하기 힘들지만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전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논리의 타당성을 뒤받침할 수 있는 상황 인식에는 심각한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사실 왜곡입니다. 논거가 정확해야 주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고 전투 내지는 운동에도 정당성을 얻게 됩니다. 이는 환경운동을 비롯한 모든 시민운동이 다 그렇듯 사실에 근거한 논리, 즉 논거가 정확해야만 그 운동에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고 여러분들을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도덕성이 생명이니까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대부분의 정보(어쩌면 모조리)는 김영숙씨를 통해서 획득되었으리라 여겨집니다. 게 중에는 손수 발품을 팔아 보성지역 유기농 녹차 현황과 실태, 팬션 사업진행 과정,환경 훼손 정도, 다른 차와의 품질 비교평가를 위해 현장 답사와 실사로 정확한 정보를 챙긴 분들도 있겠거니 하지만 여기 어디에도 그러리라 확신되는 글은 없습니다. 혹 그런 분이 있나요? 그냥 들어서 안다고요?
그 중 왜곡이 정도를 넘어선 몇가지를 지적합니다.
첫째, 이곳 카페의 글 중에 몽중산 유기농 녹차 지키기 캠페인에 실린 글을 보고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리고 거게 동의하는 댓글이어서 이 카페의 기본 입장임을 확신합니다. 녹차는 농약국물이며 차 생산자 조차 마시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들은 내용입니까. 김영숙씨가 그랬습니까? 만일 이런 이야기가 김영숙씨한테 나온 거라면 김영숙씨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합니다. 보성차를 떠나서 우리나라 차농가 전체에 심각한 명예훼손이며 악날한 음해해위입니다. 더 나아가서 그러하기 때문에 몽중산 유기녹차를 지켜야한다는 논리를 뒤집어보면 몽중산 다원 외에는 다 농약국물이다가 되는데 김영숙씨는 여기 회원이고 이해 당사자로써 이런 사실을 직접 전달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이에 동조하거나 암묵적인 동의를 한다면 그 사람은 차 농사를 지을 자격이 없습니다. 보성에서 속히 떠나야할 겁니다.천벌을 받을 일입니다. 다른 곳에서 정보를 얻었다면 정확한 증거를 올려놓아야 합니다.책임질 만큼 정확한 근거를... 사실이 정확해야 싸움을 하든 전투를 하든 이깁니다.
둘째,몽중산 다원 외에는 보성지역의 유기농은 무늬만 유기농이다라는 주장에 대해서. 얼토당토 않는 이야깁니다. 보성지역 차 농가 중에는 몽중산 만큼 잘 보존된 유기농 차밭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유기농 차도 믿을 수 없다하여 보성지역에서 난 야생차만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분도 있구요. 무농약,저농약,전환기로 인증받은 차 농가를 제외하고도 그 과정을 꿋꿋하게 이겨낸 현재 보성지역은 20여농가가 유기농 녹차재배 인증을 받고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분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각 차 농가별로 정확한 생산 실태조사 근거도 함께 올려주세요. 마찬가지로 이런 주장도 김영숙씨 본인의 입에서 나왔다면 오만하기 짝이 없는 작태입니다. 보성 유기농 생산자 협회(회장 장기선.총무 신우식)가 있으니 나중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몽중산 다원 유기농 녹차가 세계 제일이며 보성을 대표할 브랜드이다 라는 주장에 대해. 개인적인 호불호야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다 개인적인 취향에 의해서 스스로 등수를 매길 수 있습니다. 몽중산 다원 녹차가 세계 유수 대회에서 최고 상을 탓다는 사실만으로 세계최고니 우리나라 최고니 하는 주장은 차를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초등학생 수준의 주장입니다. 저는 그 대회가 어떤 대회인지 잘 모릅니다. 대부분의 차 전문가들도 잘 모르고 있구요. 정말 궁금한 것은 그 대회에 우리 나라 차 몇 품목이 출품됐고 약 1000 농가의 보성차 중에서 몇 개 정도 출품했으며 평가 요소는 무엇이었으며 어떤 식으로 평가했는가는 정보가 없습니다. 몽중산 유기농 차가 다른 농가들이 생산한 차보다 뛰어나다는 주장이야 그리 말하는 사람 자유입니다. 그러나 그 차가 좋다는 것은 추천할 수는 있는 일이지 객관화 시킬 수 없음을 아셔야합니다. 또한 유기농 녹차이기 때문에 품질이 뛰어나다고 한다면 하동 야생녹차는 몽중산 보다 몇 수 위입니다. 야생 상태의 찻잎을 100% 수작업으로 가공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몽중산 녹차가 정말 우리 나라를 대표하고 보성을 대표할 녹차이며 이를 근거로 여러분들이 전투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주장은 다른 차 농가들을 무시하는 발상입니다. 몽중산 녹차도 좋은 차이고 보성산 녹차 모두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유기농 녹차의 신뢰성에 상당한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유기농 녹차라고 하는 모든 차의 시료를 채취하여 유해요소 검출여부를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우리 나라는 아직 가공 농산물에 대해서 등급 인증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원재료의 유기농 인증 비율에 따라 '유기' 라는 표시를 임의로 붙일 수 있도록 허가햇습니다. 1차 농산물은 재배,생산, 출하를 정부 출연기관이나 민간 단체 10여 곳에서 친환경 인증을 부여합니다. 가공 농산물은 원 재료의 생산 과정보다 재료의 가공 과정과 기술이 훨씬 중요합니다. 쉽게 말해서 여기 있은 어느 분이나 유기농 찻잎을 사다가 차를 만들면 유기농 녹차가 됩니다. 현재 gap라는 가공단계의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가 있긴 합니다만 이도 어설픕니다. 외국의 사례를 본다면 가공 단계의 보증이 매우 엄격해서 유기농 생산보다 훨씬 힘든 일입니다. 현재 입법 단계에 있으며 곧 시행되리라 믿지만 농림부와 식양청 간에 권리를 놓고 싸우는 모양입니다.
몽중산 녹차가 좋은 차란 것은 저도 인정은 하지만 몽중산 유기농 차가 다른 보성산 녹차에 비해서 가장 우수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납득할 수 없습니다. 녹차의 품질 평가 요소는 따로 있습니다. 필요하면 공부하시길 권합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한국 차문화 협회(사무국장 김해만)에 문의해보시길 바랍니다.
네째, 지금 보성 유기농 차 재배 단지는 여러분들이 주장하는 몽중산 팬션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몽중산 다원입니까? 여러분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몽중산 팬션 건설 허가 취소는 물론 보성으로 들어가는 관광객을 차단하는데 더 주력하여 전투했어야합니다.보성은 년간 약 500만명의 관광객이 옵니다. 이로 인한 오염은 다른 여타의 오염보다 심각하며 차밭 오염은 물론이거니와 해양오염도 걱정스럽습니다. 도로의 확장공사도 환경오염 요인이군요. 보성을 가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봇재 마루 차밭은 차밭 한가운데 산을 깎아 식당을 짓고 팬션을 짓고 난리 부르스입니다. 대한다업은 주말이면 차밭 두렁 사이에 사람들로 가득찹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문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몽중산 사태보다 몇 백배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런 관광객 출입이나 건축물은 개인 차밭에서 이뤄진 개인 재산권 행사에 관한 것이니 상관없다는 논리는 맞지 않습니다. 개인 차밭의 건축물이나 도로 확장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허가권은 군에 귀속되어있습니다.
저는 이점에서 심히 우려스러운 것은 만에 하나 김영숙씨가 여기 회원이고 개인적인 친분에 의하여 여러분들이 자발적으로 나섰거나 개인의 사심이 작용하여 이곳을 이용했다면 도덕성의 문제입니다. 부디 그러지 않았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벌이고 있는 이 싸움이 보성의 친환경 농업, 생명농업에 큰 전환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이버의 한계는 있겠지만 논리가 정당하고 상황인식이 정확하다면 분명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리라 믿습니다. 자칫 사실을 왜곡하거나 잘못된 정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러더라 식의 논리는 고집스럽게 지켜온 몽중산 다원 김영숙씨에게 되레 큰 피해를 주게되고 그 책임은 모두 김영숙씨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의로운 싸움이 꼭 결실을 맺길 기원하며 긴 글 마칩니다. 제가 쓴 글이 사실관계가 틀리거나 왜곡이 있으면 저한테 연락주세요 여기는 광주 입니다. 011-632-6250 *이랑
|
'내고향-보성회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3(금)~4/19(목) 자경 문룡호 개인전시회-순천문예회관1층.. (0) | 2007.04.13 |
---|---|
[스크랩] 몽중산 사태에 대해 보성군의 공식 입장 (0) | 2007.04.11 |
[스크랩] 근대사를 스쳐 지나간 우리네 마을의 이야기 ... 강 (0) | 2007.03.30 |
보성군내 초등학교 현황-(회천동교가 없어졌어요) (0) | 2007.03.09 |
보성군내 학교 현황 및 위치.. (0) | 2007.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