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와 '망년회'..
한 해를 보내는 세밑 무렵이면 모두들 그 해를 마무리하는 모임과 노는 자리를 갖는다.
이를 '송년회'라고도 하고 '망년회'라고도 한다.
이 말을 쓰는 이들은
송년회 => (지나간) 묵은 해를 보내는 자리
망년회 => (힘들고 어려웠던) 지난 해를 잊자는 자리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망년회'의 말뿌리는 그 뜻에 있지 않다.
'망년회'라는 말이 일본말에서 온 것이라고 알고 있는 이들도 있겠으나
그 뜻이 전혀 다른 것에서 말미암았다는 것은
일본사람들조차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물론 나도 일본에 있을 때 텔레비젼을 보고 알았지만..
'망년회'는 일본의 개화기 때에 이전에 벼슬아치들이나 난다긴다 하는 사람들이
개화의 바람으로 전에 길게 기르고 있던 콧수염을 자르게 되었는데
세밑 무렵에 송년회를 하는 것을 자기들은
예전에 콧수염을 길고 살았던 때를 잊자는 뜻으로
잊을 忘 (ぼう->보오) 자 에다가
수염달린 물고기이름 념(念+魚 -> ねん ->넨 -> 우리 나라엔 없음)자를 붙여
忘(念魚)會(ぼうねんかい -> 보오넨카이)라 일컬었다.
그런데, 이 忘(念魚)會(ぼうねんかい -> 보오넨카이)가
忘年會(ぼうねんかい -> 보오넨카이)와 소리가 같으므로 함께 쓰여 오다가
원래의 뜻은 잃어버리고 忘年會(ぼうねんかい -> 보오넨카이)로만 쓰여 왔던 것이다.
물론 우리 소리로 읽어 보면 '망념회' -> '망년회'로 그 소리도 다르다.
이와 같은데 일본어라면 '망년회'도 좋고 '송년회'도 좋을 것이나,
한글을 갖고 우리말을 하는 한국인이라면
우리 얼에 뿌리도 두지 않는 '망년회'를 쓰지 않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를 대신할 다른 말이 없다면
밖에서 들어와 우리말이 된 이른바 '외래어'를 쓸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땅한 우리말이 있고,
게다가 '망년회'라 하여 지난 것을 다 있자는 것 보다야
묵은 해를 보내고 밝은 새 해를 맞이하자는 뜻에서의
'송년회'를 씀이 옳지 않을까 싶다.
하기는 송년회라 하여도, 망년회라 하여도 술먹고 엎어지는 건 매한가지가 아닐까만..
2006. 7. 6.
................. 비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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