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보성회천

[스크랩] 보성차밭과 담양 대나무 숲 여행 패키지 (펌)

비탈- 2006. 8. 17. 00:12

CF모델이 최신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대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녹색 풍경속에서 멋지게 핸드폰 전원을 끄는 광고 속의 풍경, 대나무 숲을 누비며 칼질을 해대는 무협 드라마의 한 장면, 그 속에 스스로를 데려다 놓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보성차밭과 담양대숲 패키지 여행을 따라가봤습니다. 이동시간과 거리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야간에 출발하는 무박 상품으로 떠난다면 특별히 피곤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4시간 또는 그 이상을 고속도로를 달려가면 패키지 상품의 첫 경유지 율포해변에 도착합니다. 물이 빠지는 때에 도착해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이른 아침, 바닷가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커플들에게는 좋은 산책코스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반면에 순수하게 여행을 목적으로 떠났다면 버스에서 잠을 청하게 되겠지요. 멋진 풍경을 기대하는 것 보다는 바다에 왔다는 자체를 즐기는 것이 좋을겁니다.

드디어 여행의 가장 큰 축인 대한다업의 차밭에 도착합니다. 율포해변에서 약 20분 정도 걸립니다. 가는 길에 다른 녹차밭이 많이 보입니다. 혼자서 떠났다가는 엉뚱한 차밭에 들어갈 수도 있겠더군요.

일단 도착하게 되면 탄성부터 나오는 풍경이 기다립니다. 국산으로는 보이지 않는 롱다리 나무들에 낀 이끼며 졸졸 흐르는 개울물이 기분을 시원하게 합니다.

연인이라면 손 꼭 잡고 애정을 과시하면서 걸어보는 게 좋을 길입니다. 이국적이고 웰빙스러운 길을 걸어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추억으로 간직합시다. 서울 사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먼 곳 까지 올 일도 별로 없겠지요.

녹차밭에서는 녹차 이외의 어떤 것도 환영 받지 않는 듯 합니다. 음료 자판기 마저도 온통 녹차 한번 갔다 오면 싫어도 녹차로 칠갑을 하게 되는 녹차왕국 입니다. 중국가면 어딜 가도 중국집이듯, 녹차밭에서는 어딜 가도 녹차밖에 없더군요.

예쁘게 만들어진 산책로를 걸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단, 차밭 한가운데에 누군가의 묘가 있어서 사진 구도를 신경 쓰셔야 겠습니다. 고인에게는 죄송한 일이지만 여행사진 배경으로는 어울리지 않거든요.

온통 녹차로 둘러싸인 차밭을 걸으면서 누구 하나 차 잎을 따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시민의식이 많이 업그레이드 된 것도 있겠지만, 차 잎을 바로 따서 먹어봐야 씁쓸하기만 하거든요.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CF나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만큼, 낯익은 풍경들이 반갑습니다.
저 길을 자전거 타고 내려오던 꼬마 수녀가 있었고 동승이 저기쯤을 걷고 있었는데…’

차밭은 생각했던 대로 매우 넓은 편이어서 한바퀴 도는데도 하체가 부실한 사람들은 다소 힘들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군데군데 쉬어갈 수 있는 장소가 있어서 잠시 몸을 기대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잠시 앉아서 주변 풍경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겁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가족 또는 연인입니다. 아주 가끔 무거운 카메라를 짊어지고 온 남남커플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남들이 애정을 과시할 때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는 것도 좋아 보이더군요. 하지만 모르죠, 그들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는

괜히 왔어. 죄다 커플부대야.

다음 스케쥴에 따라 두시간 정도를 이동해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을 찾아갔습니다. 맑은 날씨가 아니라서 테마공원은 마치 전설의 고향 느낌이 듭니다. 대나무가 높이 뻗어 있어 대낯에도 숲속에 들어서면 오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테마공원 한편에는 대나무귀신을 주제로 전설의 고향을 촬영했던 곳이 있었습니다. 뒤쪽에 펼쳐진 대숲은 약간 무섭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역시 여느 여행지와 마찬가지로 이색적인 풍경은 사진찍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어둡기 때문에 흔들린 사진이 많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플래쉬를 터뜨리면 사진을 망칠 수 있으니 삼각대가 있다면 갖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대나무 박물관을 나와 다모 촬영지였던 소쇄원으로 가는 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메타세콰이어 길입니다. 도로 양 옆으로 난 길게 뻗은 가로수는 대낯에도 전조등을 켜고 길을 지나야 할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있습니다. 잠시 들러서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가게 되는 곳은 대나무로 둘러싸인 멋진 천연정원 소쇄원 입니다. 따로 들어가게 되면 입장료 1,000원을 받습니다. 이런 곳을 많이 둘러보려면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한적한 정원을 기대하고 갔다면, 같은 기대를 가지고 찾아온 많은 사람들과 조우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도 없었다면 고즈넉하고 멋스러움에 한참을 거닐다 가고 싶은 풍경인데 말이죠. 생각보다 둘러볼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는 않아 잠시 들렸다가 떠나기에 좋은 관광코스인것 같습니다.

이 코스는 보성 차밭과 담양 대나무숲을 테마로 사진을 찍고 사랑하는 사람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여행 코스입니다. 하지만 당일 코스로 여행한다면 먼 이동거리와 촉박한 시간 때문에 근처의 다른 관광지들을 둘러볼 수 없다는 점이 단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밤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하는 무박상품으로 이 상품을 구성한 것은 현명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메인 테마인 보성차밭과 대나무 테마공원은 꽤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율포해변과 메타세콰이어길, 소쇄원은 큰 기대를 가지기보다는 잠시 들렸다가 지나는 곳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 보성차밭과 담양 대나무 숲 여행 패키지 (펌)
글쓴이 : *이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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